[신앙간증] 길갈의 경험

[신앙간증]  길갈의 경험

– 양진영

 

 

거의 10년 전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부모님을 통해서 이 진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진리를 위해서 사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열한시교회의 청년분들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도의 응답으로 ‘갑절의 영감’이라는 설교를 통해서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마지막 시대를 살아야 할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몇 년간 이곳에서 사역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순탄하게만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의 신앙에 흔들림이란 것이 단 한 번도 없다면 얼마나 순조로울까요? 정작 열한시교회가 자리 잡혀가는 과정에서는 저는 신앙에서 한걸음 물러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군대를 가야 할 시점이 와서 10대 때 이 사업에 참여하려고 떠났었던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사회복무라는 대체 복무로 군청으로 출근을 했었는데, 이때부터 저의 광야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부러 하나님을 떠나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제 죄 된 본성대로 살고, 치열하게 싸우던 일을 그만두고 흘러가는 대로 스스로를 내버려 두었더니 어느새 하나님을 떠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방황하던 저에게 있어서, 전환점이 되었던 것이 일본이었습니다. 2019년에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을 가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과 다른 나라에 가서 새로운 경험들을 쫓아 살아보고 싶은 그런 마음에서 계획하였는데, 하나님을 위해서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는지 다시 알려주시려고, 일본선교센터로 저를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이것을 계기로 잊고 살았던 저의 삶의 목적을 일본에서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참 신기한 일이죠. 복음이 가장 전해지기 힘들다고 하는 나라에서, 복음의 능력을 다시 경험하고 왔습니다.

 

이후에 한국에 돌아와서, 코로나가 시작되었고, 일본에 다시 돌아갈 길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생활을 이어가야 하기에, 어떻게든 치열하게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6개월 정도 지나자, 하나님의 사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 사랑을 회복하고, 하나님을 위해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그 시점의 저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전과 다른 한 가지가 있었다면, 그것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하나님의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나님께서 나를 이끌어주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많은 기도와 상담 끝에, 이제까지 일하던 방향과 다르게, 자신의 일을 찾아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선교센터의 직원으로서 일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사업인 것으로 느꼈었는데,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었습니다. 바로 센터의 직원이 아닌 교회의 일원으로서 하나님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

사실, 언제나 제 마음 한편에는, 직원으로 돌아가야지… 제가 있어야 할 자리는 예전과 같은 자리일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10대 후반에 센터 직원이 되면서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만 같았던 진로 고민을,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을 때, 특출난 장기 하나 없는 저이지만, 나아가야 할 진로로서는 조리 쪽이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자영업을 하게 되면, 안식일을 지키기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뒤늦게나마, 요리 관련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손에 닿는 대로 무엇이든지 제가 가진 달란트를 조금이라도 발전시키고, 이 진로로 가기에 알맞은지 스스로 체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자격은 전부 다 따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지난 10년간 못한 공부를 지금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제가 갈 방향성도 정해졌고, 전진을 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조리계열은 기본적으로 도구가 많고, 재료비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이 적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자격 공부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을 또 하나님께서 예비해 주셔서, 맘껏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부를 진행하면서, 한 가지 말씀에 대해서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약 40년의 광야 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여호수아의 경험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풀어주신 첫 번째 큰 기적은 요단강을 건너는 기적이었는데, 이 요단강을 건넌 후, 이것을 후손들에게까지 기념하기 위해서 강을 건너면서 가져온 돌 12개를 세웠고, 그간 중지되었던 할례와 유월절을 지키며 다시금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이곳의 이름을 길갈이라고 하였다는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성경 이야기는 참으로 특별한 의미를 저에게 전해주었습니다. 길갈에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경험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였습니다. 출애굽을 경험한 사람, 다시 말하면 진리를 위해서 살고자 애쓰고 출애굽의 경험을 통해서 세상과 분리되도록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해 본 적 있는 사람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러지고 있는 사람들이며, 다시 한번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였던 것입니다.

 

처음 하나님의 사업에 함께 하고자 했을 때, 홍해를 건너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셨던 것처럼 지금 요리라는 길을 가고자 할 때, 요단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영적인 경험을 주시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이 공부를 하고 이 진로를 감에 있어서, 10년 전 하나님의 사업에 참여하고자 했던 그날처럼, 오늘도 저와 함께 하여주시겠습니까?“ 하는 기도가 제 마음에서 우러나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그런 기적을! 저에게도 경험하게 해주시겠습니까?“

이 기도의 응답을 받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빵기능사 자격시험을 본 날의 이야기입니다. 때는 겨울이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또 경제적인 상황 때문에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여 조금 급하게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꽤 자신 없는 시험이기도 했습니다. 또 하필이면, 가장 자신 없는 과목 4가지 중에 하나가 나왔습니다. 아마 제가 받을 수 있는 감점 요인은 다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없고, 떨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잊고 있었습니다.

며칠 뒤, 합격 발표날이 되었습니다. 다른 과목의 수업이 있어서 요리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출석한 상태에서 시험 결과를 확인하려고 핸드폰을 켰습니다.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합격한 점수가 저에게 큰 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63점! (참고로 조리 관련 국가시험 합격 기준 점수는 60점입니다.)

자상하신 하나님께서는 때로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나만의 언어’로 말씀해 주실 때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베드로에게 있어서는, 아무리 밤새 고기를 잡으려 해도 못 잡았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던졌을 때 그물이 찢어질 만큼 잡힌 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베드로의 언어로 이야기해 주신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마, 저의 성격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나님이시기에, 합격을 시켜주심과 동시에 앞으로 제가 얼마나 더 노력하고 치열하게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시기 위하여, 저의 언어로 말씀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유 모를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전에 경험해 본 듯한, 그런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년 전 그날에 기차에서, 갑절의 영감이라는 설교를 들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막 흘러내렸던 것처럼, 그렇게 울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왜 눈물이 그렇게도 났을까요? 이게 바로 저에게 있어서, 요단강을 건너는 길갈의 경험과도 같은 경험이구나 하는 것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셨다는 표증으로 주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경험은 성공과 승리의 경험만이 아닌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이후에도 다른 조리 시험에서는 거듭되는 탈락과 실격을 맛보았기 때문이지요. 감사한 것은 그 경험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이 경험 못지않게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단강을 건넌 것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첫 인도하심이었던 것처럼, 그러한 인도하심의 연속으로, 지금은 너무나도 좋은 직장에서 감사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참 우연히도 소개받은 곳이 안식일을 지키는 곳이었고,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그렇게,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하나님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나의 고정 관념은 깨지고, 열한시교회의 일원으로서, 대전교회의 일원으로서, 열한시 일꾼으로서, 자신의 기술로 일을 하면서 복음 전도를 한 사도바울처럼 그렇게 사역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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