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호 고백시

주님!
저를 흔들어 주소서
자주 자주 흔들어 주소서
내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내 속에 어떤 간악한 자가 도사리고 앉았는지
흔들어 알게 하소서

주님!
높은 산성에서
저를 떨어뜨려 주소서
온전히 깨어지게
모퉁이 돌에 부딪혀
가루가 되도록
왕의 보좌를
떠받치는 한 조각
산돌이 되고 싶사오니
나로 반석 위에 떨어지게 하소서

주님!
불을 지피소서
평안히 굴 속에 앉아서
포도원을 허는 여우를 잡을 수 있도록
불을 지피소서
극상품의 포도송이를 맺도록
온갖 썩은 것일랑
정결한 칼로 잘라 주소서

주님!
마지막 흔들릴 때에
요동치 않게
지금 흔들어
제가 어디에 섰는지 보게 하소서
그 날 큰 산이 무너질 때에
평안의 노래 부르게
지금 부서져
자아가 살아 있는지 알게 하소서
유황불 떨어지는 날
원수가 불탈 때에
온전한 성품되게
지금 불태워
주님 형상만 남아 비춰지게 하소서

주님!
당신의 영광과 이름만이
저의 온전한 기쁨이며
영원한 소망이 되게 하소서
거룩한 사랑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