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호 청소년 일기: 아픈만큼 성숙 하나 봐요

청소년일기: 아픈만큼 성숙 하나 봐요

열한시 월간지 256호


꿈꾸던 대학 생활의 뒷면에서 얻은 값진 것

‘유아교육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이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고 실제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 많은 사람 중에 특이하게 저는 아이들을 싫어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이라는 직업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며 마음속에서 제외해 두었죠.

그러던 중 11시 교회에서 주최한 어느 여름 선지자 캠프 때 중고등부 학생들 이 유초등부 학생들을 위해서 프로그램(수업)을 준비하고 진행을 맡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수업 준비한다는 것 자체도 너무 싫었고 그것을 수업 실연하는 것은 더더욱 싫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일단 주어진 숙제이기에 열심히 준비했고, 드디어 아이들에게 실연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 시간이 제 희망 직업을 바꾸는 계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 부르며 제 품에 안겨 웃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느껴보는 행복감에 젖었습니다. 이 짧은 선지자 캠프 후에 저는 바로 ‘유아 교사’라는 직업을 마음에 품게 되었고, 지금의 유아교육과 학생이 되었습니다.

저는 ‘홈스쿨’을 통해 교육을 받았고, 학교생활은 5, 6학년 과정만 경험했을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유치원은 가본 적이 없었고,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가끔은 학교에 다니고 싶고, 친구들도 사귀고 싶었지만, 집에서 필요한 공부만 하고 그 외 시간은 밭일, 설거지, 청소, 빨래, 요리, 베이킹, 천연 비누 만들기, 산에서 나무하기, 밤이나 도토리 줍기, 야채 심고 가꾸기, 여러 동물 키우기 등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었 습니다. 그러면서 중고등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를 통해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난 후 제 나이는 열여섯 살이었 습니다. 또래들보다 일찍 졸업도 하고, 대학도 들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마음 한쪽에는 학교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꿈이 많아서 고민도 많았습니다. ‘두 가지의 꿈을 이어서 이룰까? 어떤 대학을 갈까?’ 등 조금은 나이보다 이른 고민을 하고 있었지요. 꿈을 빨리 이루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제가 대학을 얼른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학교생활에 대한 동경이었습니다.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항공운항서비스과를 졸업하고 승무원이 되는 것이었지만, 안식일을 준수하기 어렵다고 생각되어 내려놓게 되었고, 간호학과 지원도 취소하고 결국 유아교육과로 변경해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수시 1차에 다른 학생들과 동일하게 원서접수를 하고 면접을 본 후 합격해 열일곱 나이에 18학번 유아교육과 학생이 되었습니다.

저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꿈꾸고 있었 습니다. 하지만 그 생활은 입학 후 2주 정도로 끝이 났습니다. 대학 입학 전까지 제 인간관계의 한계선은 교회 성도분들, 도장이나 학원 사람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상처를 너무 잘 받는 성격인 저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너무나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공부할 때도 서로를 밟고 올라가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써야 했고, 눈빛과 행동으로 은근히 사람들을 무시하고, 뒷담화하고, 싫은 티를 내는 그런 것들이 대학 생활의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안식일 준수로 토요일에 걸리는 행사들은 빠져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런 이유로 저를 싫어하고 유별나게 생각하는 학생들도 생겨났습니다. 과제는 항상 넘쳐났고, 시험도 힘들고, 사람들 사이에서 버티는 것도 한계에 이른 듯 모든 것이 바닥나버린 것같은 하루하루를 지냈습니다.

부끄럽지만 하루는 교수님 연구실에 찾아가 자퇴하고 싶다고 펑펑 울었던 적도 있습니다. 열일곱 살 저에게는 견디기 힘든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간 속에서 자주 떠오르는 사람들은 바로 교회 가족들이었습니다. 적어도 교회 형제, 자매님들은 제가 웃으면 그냥 밝게 웃는다고 생각하시지 ‘왜 나를 보고 웃지? 비웃는 건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고, 저를 이해해 주시고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하늘나라에 대해 많이 들었고 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것보다는 학점, 미래의 계획, 인간관계에 더 집중하고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대학 생활의 어려움과 힘든 시간 속에서 저는 오랜만에 하늘나라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나의 의도를 오해하거나 비꼬아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없고, 서로 사랑해주고 아껴주면서 지내는 곳’이라는 생각에 하늘나라에 하루빨리 가고 싶어 졌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없이 혼자 모든 상황을 해결하고, 상처받고, 이겨내야 하는 시간 속에서 저는 예수님께 기도로 여쭤 보기도 하고, 왜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하는지 답답해 하며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힘든 상황 속에서 편안했을 때는 필요로 하지 않았던 저의 예수님을 원하고,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간절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더 단단해 졌고, 예수님과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편안해지면 또 예수님을 멀리하게 되고, 저 자신을 더 먼저 생각하는 아직은 너무나 부족한 저이지만, 앞으로는 그런 고통의 시간이 없더라도 친구처럼 매일 매 순간 예수님을 찾고, 동행하는 제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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