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려야겠구나 [온라인 아침묵상 소감]

온라인 아침묵상 소감 – 정은하

 

예수님과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하루 일상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새벽시간을 하나님의 말씀을 충분히 묵상하는 시간으로 보내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게으르고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일찍 기상하는 것이 규칙적으로 되지 않았고 들쑥날쑥한 날들이 계속되는 것에 낙심이 되었습니다. 의로운 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던 차에 양평교회 부모셀에 함께 새벽을 열자고 도움을 청했고, 새벽 6시에 요한계시록 강해를 zoom영상을 통해 해당 범위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피곤하고 바쁜 새벽 시간을 내 주신 분, 믿음 없는 남편 때문에 숨죽여 참여하는 분, 밤 늦도록 일을 하시고 피곤하실 텐데 힘든 내색 없이 참여하는 분, 멀리 이사 가셔서 안식일에 함께 예배 드리지 못하는 분 등 다양한 여건의 분들이 같은 시간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zoom은 동시에 대화를 할 수 없기에 한 사람씩 말을 해야 하고, 인터넷 연결도 가끔 끊기는 등 소통이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안식일 외에는 서로 만나기 어려운 여건인지라 이렇게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했고 힘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전국 열한시교회로 참여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처음 교재를 요한계시록 강해로 정했을 때, 이미 다 보았던 내용이라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별다른 큰 기대 없이 시작했습니다. 다시 내용을 잘 정리하여 전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과 홀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새벽 기상 습관을 만들자는 다소 단순한 목적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의도와는 달리 새벽모임 시간은 회개로 시작해서 회개로 끝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너무나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었습니다. 새벽 6시! 평소 같으면 게으름을 피우며 좀 더 졸자 좀 더 자자 하고 있을 시간에 무거운 눈꺼풀과 천근만근인 몸이지만 벌떡 일어나 마치 자석처럼 이끌려 책상 앞에서 zoom을 켰습니다.

함께 하는 분들이 적든 많든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세수도 못하고 머리도 흐트러진 채로 졸린 눈을 비벼가며 지금 이 시간 말씀 앞에 나아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습니다. 함께 하는 한 분 한 분이 소중했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이해하기 쉽도록 설교하셨기에 요한계시록을 영상으로 보는 것도 정말 유익했지만, 직접 책으로 읽으니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묵상할 수 있어서 은혜가 더욱 컸습니다. 요한계시록 강해 책을 만드시느라 수고하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함을 느꼈답니다.

​일곱 교회에 대한 예언이 바로 내 상태처럼 느껴져 고개가 숙여졌고, 한없이 부족하고 속절없는 내 모습에 한탄스러워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재림에 대한 말씀도 처음과 달리 희미해지고 미지근하게 떠내려가는 듯 했는데, 다시 재림을 깊이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나누는 간증을 들으며 진심으로 아멘을 나눴고 가슴 아픈 간증을 들으면 한마음이 되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남을 나보다 못하게 여기며 깎아내리는 더러운 교만함이 올라왔습니다. 또한 6시 알람 소리보다 먼저 잠이 깨어 기쁜 마음으로 책상 앞에 달려가던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그새 새벽 알람소리에 마음이 어두워지고 몸이 더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성실하게 zoom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저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은 죄로 인해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며칠의 방황 후에 나의 죄를 깨닫게 되었고 무릎 꿇고 주님 앞에 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zoom교제 중에 함께 하는 성도님들께 나도 모르게 판단하고 나를 높이는 교만의 죄를 짓고 있었노라고 용기 내어 죄송하다는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웃으며 따뜻하게 받아주셨고 그렇게 주의 은혜로 다시 회복되어 겸손한 마음을 구하며 새벽을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한계시록 상권이 끝나고 하권을 시작할 무렵, 다시 내 마음이 또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탄의 열심에 비해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여겼던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마음과 순종에 열심이어야 하거늘 사탄의 유혹에 또 넘어지는 저를 어쩌면 좋을까요? 하지만 죄를 깨닫게 하심에 감사하며 무릎 꿇고 또 한 번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의 영적상태를 돌아보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말씀과 기도와 묵상을 통해 차분히 제 상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낙심되었던 마음이 말씀을 통해, 아이와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열리게 되고 회복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할 수 없는 회복… 하나님께서 해 주시는 것을 느낍니다.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또 다시 깨닫습니다. 죄에 대한 승리도… 회복도…

저의 안부를 묻는 사랑하는 어느 자매님께 이런 제 마음을 고백하니 그 분께서 그러시더군요. “자매님 사실 저도 이래저래 마음이 어려웠어요. 사탄이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게 느껴져요. 우리가 요한계시록을 공부하고 있잖아요… ^^; ”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탄이 너무나 싫어하는 진리를 가진 교회입니다. 가만히 둘 리가 없죠! 그 진리를 깊이 사랑하고 연구할 때 우리를 넘어뜨리기 위해 사탄이 얼마나 열심히 일할까요? 물론 교회 밖에서의 공격도 있겠지만, 교회 안에서 성도들 간의 미세하게 분열을 일으키려 할 것이고, 서로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빼앗아가려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자매님의 말씀을 듣고, 아! 정말 정신 차려야겠구나! 하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험들과 죄, 내 자신의 상태 때문에 낙심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저의 믿음에 부족도 있었지만, 진리를 가진 자들에 대한 사탄의 공격이었기에 더 말씀과 기도와 성령을 간구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탄의 열심과 유혹은 곧 그들이 멸망될 것이라는 것을 아는 그들의 최후의 발악의 표현입니다. 승리는 오직 예수님의 것입니다! 저도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자녀로 오늘도 나아가길 원합니다. 모든 성도님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이 글은 월간지 [열한시 259호 행복한 심판]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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