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짓말을 했니? [부모와 자녀]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비슷한 성향을 찾아볼 수는 있으나 똑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없듯이 우리 집 4명의 아이들 또한 각기 다른 4가지 빛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큰아이는 우직하면서 되도록 정해진 대로 가려고 합니다.

둘째 아이는 겉으로는 당차 보이지만 마음속은 가장 여린 아이입니다.

셋째 아이는 내성적이지만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며, 가끔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팩트를 꼭 집어서 말하기도 합니다.

넷째 아이는 막내답게 자유분방한 성향입니다.


가끔 아이들을 보면 네 명의 성격이 모두 저에게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저는 한 가지의 성향으로 맞추려고 부단히도 많은 노력을 해왔고 결국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그 실패를 통하여 오히려 하나님의 마음을 하나씩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 둘째 아이도 실패를 거듭하며 삶을 배워 나갔습니다.

​중학교 입학 후 1년 동안 학교 선생님께 여러 번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구와 머리채를 잡고 싸웠던 일,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사이가 안 좋아져서 학교폭력 신고를 당했던 일(결국엔 오해를 풀고 화해를 했습니다) 등등. 처음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윽박지르기도 하고 어르고 달래 보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으나 가장 중요한 것, 주님께 맡기는 일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선생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둘째 녀석이 친구들에게 욕과 비속어를 사용해서 사이가 안 좋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아이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이 말을 다 믿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을까? 답답한 마음에 선생님께 증거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상대 아이가 대화 내용을 캡처해서 선생님을 통해 보내주었습니다. 정말 아이가 많은 욕들과 비속어를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 후에 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안 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할 수 없이 캡처 본을 보냈더니 그제서야 아무 말도 못 하더군요. 마음 한편에서 아이를 향해 억울한 마음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어떻게 네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내가 너희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데… 죄는 그런 것이야. 두렵고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너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거야, 죄가 그래.

그런데 엄마는 네가 마음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는 게 마음이 너무 아파.

친구들과 사이가 안 좋아져서 너도 힘들었지?”

“응…” 훌쩍훌쩍

“친했던 친구들이 모여서 네 얘기 하니까 눈치 보이고 힘들었지?”

“응…” 훌쩍훌쩍

“그래, 힘들었을 거야.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래도 너도 똑같이 하면 안 돼.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아니야. 참고 인내하면 반드시 거짓은 드러나. 네가 똑같이 하면 너도 같은 사람인 거야. 그럴 때 참고 인내하면, 네가 굳이 말을 안 해도 00 이는 그런 애가 아니야 하고 인정해 줘. 그러니까 앞으로 절대로 욕하고, 뒷말하지 마, 알았지?”

“응…” 훌쩍훌쩍

“그리고 아까는 엄마가 무작정 화내서 미안해. 엄마도 노력할게.”

그리고 아이를 안아주었습니다. 아이에게 말을 하면서 성령님께서 저에게 깊은 감동을 주셨습니다.

​율법 안에서 자유로운 것이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죄를 짓고 그 죄로 인해서 고통받는 자들의 모습을 보시면서 하나님 마음도 이렇게 아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법이기 때문에 죄를 짓지 마라. 율법을 지켜라.” 그런 독재자 같은 모습이 아닌, 죄로 인해서 고통받는 나의 모습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계명을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명은 사랑이라는 것을 아이를 통해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정이 정결케 되길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에 감사했습니다. 죄를 꼭꼭 숨겨두어 드러나지 않으면 습관이 되고, 결국 굳어져서 치료받고 버리기가 더욱 어려웠을 텐데… 그렇게 되기 전에 들춰내주시고 아이들에게 대가를 바랐던 이기적인 내 모습을 알게 해 주셨고 아이에게도 직접 경험하면서 정로의 길을 가르쳐 주시는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어떤 아이는 조심스럽게 돌다리를 두들겨 보며 걷지만, 다른 아이는 직접 몸으로 부딪쳐 가며 걷습니다. 아이와 같이 기도를 하고 사랑의 포옹을 하며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는 쌍방 간의 잘못이기에 서로 화해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전처럼 회복되지는 않았고 친했던 아이 둘은 다시 저희 아이를 향해 수군거렸지만 그전처럼 신경 쓰이거나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녀로부터 오는 시련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또 수시로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절망도 하고 낙담도 하고 실망도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너무 간절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잡고 세상적 일보다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에 기쁨을 얻는 아이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 후에 중2가 된 아이는 학교에서 호구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저는 웃으면서 “그래, 차라리 호구 소리 듣는 게 더 낫다. 너도 줄 때 마음이 더 기쁘지?” 하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포기와 주님께 맡기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포자기 같은 마음이 아니라 주님께 다 맡기고 어떠한 순간에라도 진정한 평안을 맛보기를 소망합니다.

이 글은 월간지 [열한시 260호 코로나와 다가오는 핍박의 시대]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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