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간증] 어머니 감사합니다

[생활 간증]  어머니 감사합니다

– 정은하

 

시어머니께서 TV 방송에 나왔는데 좋아 보인다고 말씀하셨던 포천 허브아일랜드로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나들이를 갔습니다.
그리고 빵집이 보여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길이 막히면 아이들이 지루해할 때 먹이려고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비슷한 빵 두 개를 고르더군요. 모두 금방 밥을 먹어서 배가 부른 상태였고,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알뜰한 습관이 몸에 밴 터라 비슷한 빵 중 하나는 내려놓고 나머지 2개만 쟁반에 남겨두었습니다. 아이는 왜 그 빵을 사지 않냐고 떼를 좀 썼습니다. 그래서 양이 너무 많고 비슷한 빵이라 한 개는 내려놓은 거라고 찬찬히 설명하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께서 “왜 못 사게 하냐! 너는 어딜 가면 그렇게 안 사냐! 놀러 와서 기분 좋게 갖고 싶어 하는 거 좀 사주지!” 하시며 언성을 높이셨습니다. 평소 화가 많은 성격이신 건 알지만 화낼 일이 전혀 아닌데, 놀러 와서까지 그러시니 마음이 좀 상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기분을 맞춰드리고자 아이가 원하는 빵을 쟁반에 다시 담고 대신 제가 골랐던 빵을 조용히 제자리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두 개 다 큰 빵이어서 먹기에 충분했고 아이가 원하는 빵을 다시 사기로 했으니까 이제 어머니 마음이 괜찮으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거기 있던 사람들이 다 들릴 정도로 버럭 화를 내시면서 “진짜 다시는 너희들하고 어디 안 간다! 앞으로 어디 가자는 말 하지도 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순간 마음이 어두워지고 어머니를 즐겁게 해드리려고 좋은 마음에 모시고 온 것인데 너무 속상했습니다. 친정엄마는 어디 한번 모시고 다니지도 못하고 사는데… 여기까지 와서 별일 아닌 일로 왜 그러실까 너무 속상했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시긴 했지만, 저에게 뿐만이 아니라 다른 가족들에게도 이런 일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로 가게 안에서 소리를 지르시다니 마음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빵집 안에 있던 사람들이 아마 며느리가 엄청나게 큰 잘못을 한 줄로 오해했을 것입니다. 직원들도 손님들도 ‘뭐야. 무슨 일이야!’ 하는 듯 기웃거리는 눈빛이 느껴졌습니다. 속으로 치밀어오르는 화를 애써 꾹꾹 누르고 참으면서 하던 계산을 마저 하고 시어머니께 돌아와서 “어머니, 그 빵은 저희가 안 먹을 거라서 안 산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이러실 때마다 당황스럽고 마음이 참 어렵습니다. 순간 속은 썩어 들었지만 잠시 후에 속마음을 좀 가라앉히며 어휴… 하루 이틀도 아닌데… 그래도 시어머니께 잘해드려야지…하는 마음이 들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조금은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다시 최선으로 친절하게 대해 드리고 댁까지 모셔다드렸습니다. 그리고 돌아왔는데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이유는 어머니로 인해 마음에 어둠이 몰려왔을 때, 즉시 주님께 의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나의 마음과 입술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예의 없게 말하지 않았고 부드럽고, 침착하게 말씀드렸지만, 속으로는 ‘내가 잘못이 없는데! 왜 그런 말과 대접을 받아야 하나!’라는 억울함과 분노로 나를 방어하고 정당함을 주장하는 말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은 아주 작았고 나의 주장과 나를 방어하기 위한 마음이 훨씬 컸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모두 눈치채지 못했지만, 성령님께서 주시는 음성으로 제 양심은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행위가 자기 눈에는 다 깨끗하게 보여도, 주께서는 사람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신다.” (잠 16:2, 쉬운말)

 

그때 겸손히 주께 나아가 나의 모든 의지를 하나님께 맡겼더라면 좀 더 밝고 재치 있고 지혜롭게 어머니를 대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 일을 돌아보며…
‘하나님, 제 자아가 이렇게 또 드러났네요. 고난이 왔을 때 하나님을 저의 주로 인정하지 않고 제가 저의 주인 되어 말하는 죄를 지어 하나님을 근심하게 했습니다. 하나님 용서해주세요.’라는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주께 의지하지 않은 나의 믿음 없음과 죄가 드러나는 일이어서 조금 낙심이 되었지만, 한편으로 감사한 것이 어쩌면 죄라고까지 생각하지 않고 그 정도는 나는 정당했고, 침착했다고 예의 없지 않았고 인내하며 화를 드러내지는 않았으니 이 정도면 잘했다고 여기며 만족하고 자고 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 하나님께서 영적으로 나를 민감하게 하셔서 나를 돌아보고 깨닫게 해주셨다는 마음에 하나님께 깊이 감사했습니다.

“누군들 자기 허물을 자세히 살펴 깨달을 수 있을까? 그러니 오직 주의 말씀으로 은밀하게 지은 나의 허물과 미처 깨닫지 못한 나의 잘못까지 모두 살펴 깨끗하게 씻어 주소서.” (시 19:12, 쉬운말)

 

이때, 순간 ‘아, 내가 이것도 깨달았구나! 와~ 이것까지도 깨달았네!’ 하는 교만의 생각이 슬쩍 내 마음 안으로 들어오려고 노크하는 순간, 깜짝 놀라 하나님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즉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저에게 오는 이 사탄의 교만이라는 유혹을 부디 가져가 주시고 하나님께 대한 감동과 감사만 남게 해주세요’
사탄 참 똑똑하지요. 언제나 틈을 노립니다.

“마치 삽시간에 먹이를 움켜쥐려는 굶주린 사자처럼 이 몸을 찢으려고 하고, 으슥한 곳에 웅크린 채 숨어 있는 젊은 사자처럼 나를 덮칠 기회만 노리고 있습니다.” (시 17:12, 쉬운말)
“오 주여, 일어나소서. 저들을 대적하여 단숨에 때려눕히소서. 단칼에 그들을 베어 넘어뜨려, 이 몸을 대적들의 손아귀에서 구해 주소서.” (시 17:13, 쉬운말)
“내가 주께 살려 달라고 부르짖을 때, 주께서는 보란 듯이 내 원수들의 손아귀에서 나를 건져 주시니, 내가 주님을 높이 찬양합니다.” (시 18:3, 쉬운말)

예전에는 너무 화나고 억울하고 속상해도 억지로 참다가 화병이 났었는데 형님이 시어머니께 하고 싶은 말을 지혜롭게 전하는 것을 옆에서 봐와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저도 모르게 어머니께 할 말을 조금씩 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형님도 저도 기분 상하지 않는 말만 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같은 일의 경험을 반복시키셔서 내가 나의 상태를 깨닫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고 하늘에 합당한 자라고 사탄 앞에 자랑스럽게 보이시기 위해 비슷한 시험을 반복해서 허락하심을 깨닫게 됩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에 남편에게 같은 시험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아침 묵상 때부터 일주일 전의 교훈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즉시 제 의지를 기도로써 주님께 드렸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저를 주장하사 격렬한 감정의 동요 속에서 잠잠케 해주셔서 침묵으로 인내할 수 있었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 하나님께서도 기쁘셨겠지요? ^^
하나님께 내가 기쁘실 일을 했을 때가 세상 그 무엇보다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나를 죄에서 구원하시고 연단 하시고 성장시키어 하늘에 합당한 자로 만들어가실 은혜로운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때에 많은 사람들이 핍박과 시련의 연단을 받고 정결하게 되고 깨끗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때에 이르러서도 악한 자들은 여전히 악한 짓을 계속 일삼을 것이고, 그들은 아무것도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지혜 있는 자들은 이 예언의 말씀을 올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단 12:10, 쉬운말)

그리고 저는 남편 월급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부자라고 생각하고 사는데, 시어머니께서는 제가 알뜰히 사는 것이 기특하고 고마운 한편 아들이 벌어오는 돈이 부족해서 며느리가 저렇게 아끼나?라는 걱정과 오해를 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새롭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머니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아무리 내 생각과 기준에 쓸데없는 지출이라 하더라도 어머니와 함께 있는 날만큼은 알뜰, 절약을 다 내려놓고 기분을 맞춰드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하나님께 깨달음을 얻으니 어머니 마음이 이해되네요. 이번 일로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에는 이런 일을 겪고 나면 너무 화가 나는데 말은 못 하니 화병이 나서 건강도 나빠지고 마음이 지옥 같고 우울증이 더욱 깊어져서 힘들었습니다. 몇 달을 시어머니께 전화도 방문도 하지 않고 원망만 하며 더 상처받기 싫어서 거리를 두고 살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참된 말씀을 깨달으니 어느 누가 내게 악하게 말하더라도 순간 마음이 아프지만
곧 주께 의지하고 의뢰했을 때 진리의 말씀과 감동으로 모든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주시고 어떤 상대에게도 쓴뿌리가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상대를 이해하며 긍휼히 여기고 사랑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경험을 반복할 때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한복음 8장 말씀이 떠올라 가슴이 벅찹니다.

“예수께서 자신을 믿는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이 내 가르침을 따라 산다면, 여러분은 참으로 나의 제자들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진리를 알게 될 것이고,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요 8:31,32, 쉬운말)

오랜 시간 불행하게 살아온 나 자신과 그런 나로 인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어둠의 그늘을 드리웠던 나에게 하나님께서는 이제 살아있는 복음을 경험하며 행복하게 살도록 하셨습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으로 승리하여 끔찍했던 과거와 같이 상처투성이로 괴로워하지 않고 진리로 자유케 하셔서 하늘의 평안을 누리게 하십니다. 할렐루야!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 이는 잠잠하지 아니하고 내 영광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심이니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 (시 30:11,12)

 

시어머니께서는 겉의 성격은 그러시긴 해도 속마음은 늘 자식 걱정이신 분입니다. 저희 형편을 생각해서 용돈도 받지 않으려 하시고 가끔 드리는 용돈도 거의 돌려주십니다. 외식을 하게 되면 저희가 사드린 음식값보다 더 보태어 애들 용돈 주라고 돌려주십니다. 어머니께서 제발 자식 걱정 내려놓으시고 마음 편히 받으시고 즐겁게 쓰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잠들기 전에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렸습니다. 혹시 그때 일로 기분 안 좋게 받으시면 어쩌나 해서 미루고 미루었던 전화를 용기 내어 드렸는데, 다행히 아주 편안한 목소리셨습니다. 언제 화를 내실까 긴장되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편안히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금이라도 언짢은 마음이실 때는 찬바람이 쌩쌩~불게 전화를 받으셔서 전화하기가 두렵고 불편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시어머니도 예전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지셨답니다.

부족하지만 지금 나의 나 된 것과 어머니와 많이 부드러워진 관계 회복,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시어머니 감사드려요.

“사람의 행실이 주를 흐뭇하게 해드리면, 주께서는 그의 원수까지도 그와 화목하게 지내도록 해 주신다.” (잠 16:7, 쉬운말)

제 평생소원은 예수님 오실 때까지 어떤 고난이 닥쳐도 겸손히 하나님께 나의 의지를 맡겨서 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수 있도록 언제나 주님께 나의 자아를 드리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것뿐입니다.
하나님, 연약하고 부족한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이 마음을 받아주셔서 제가 늘 겸손히 나의 속절없는 손을 뻗어 전능하신 주의 손을 맞잡고 예수님과 동행할 수 있는 믿음을 갖기를 원합니다.
주님의 기쁨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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