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간증] 남편의 고백

남편의 고백 [생활간증]

– 정은하

 

 

퇴근해 들어오는 남편의 얼굴이 그늘지다 못해 시커멓게 검은 먹구름이 낀 채 죽을 상을 하고 날카로운 얼굴로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왜 그러지? 무슨 일이 있나?’ 걱정되어 물어봐도 귀찮다는 듯 대꾸도 않고 곁눈질로 날카롭게 스치듯 쳐다보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거의 일주일을 영문도 모른 채 싸늘한 대우를 받으며 지내니 제 속은 말이 아니었지요.
‘내가 뭘 잘못했나? 어제 피곤해 못 일어나 아침밥을 못 챙겨주어서 화가 났나? 뭐가 불만이지? 내가 아내로서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나 보다. 더 잘해주어야겠다…’ 이런 생각들을 하며 밤마다 남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데 제 마음의 고통과 평안이 없는 남편이 긍휼히 여겨져 눈물이…
하나님을 믿으며 신앙생활을 해도 시험 때문에 내 죄 때문에 괴로울 때가 있지만, 주의 날개 아래에 나의 쉬고 기댈 곳이 있기에 평안할 수 있는데 남편은 참된 쉴 곳이 없으니 얼마나 괴로울까…ㅠ

그런 남편을 긍휼한 마음으로 묵묵히 덮어주며 힘든 일주일여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퇴근하는 남편의 얼굴이 갑자기 많이 편안해진 모습으로 들어옵니다. 기쁜 마음이 들어 그제서야 말을 조심스레 건네며 남편의 눈치를 살핍니다. 감사하게도 답변도 편안하게 하더군요. 뭔지 모르겠지만, 아휴~ 다행이다. 😅
내심 이제 마음이 놓여 편안한 마음으로 남편 옆을 지나는데 남편이 갑자기 깊이 꼬옥 안으며 진심으로 사과를 합니다.
“내가 요즘 힘들게 해서 미안했어.” 저는 남편의 등을 두드려주며 “사과해 줘서 고마워~.
내가 내색을 안 해도 당신이 그러면 정말 너무 괴로워.”
“알아. 회사일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어. 이제 조금 일이 풀리고 있어. 술 한잔하고 나머지는 혼자 풀려고. 미안해…”
저는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하다니… 결혼생활 20년 동안 남편에게 사과받은 기억이…^^;; 남편의 사과에 놀라웠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때, 순간 신앙생활 4년 넘게 남편에게 한 번도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이 하고 싶었고 지금이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인 거 같아서 지나가는 남편의 두 손을 가만히 마주 잡고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며 용기 내어 조심스레 물어보았습니다.
“여보, 나 그동안 당신한테 궁금한 게 있었는데 물어봐도 돼? ^^”
“응.”
“당신이 나를 어떻게 대해도 참을 수 있는 것이 내가 하나님을 믿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거 믿어?”
“응. (갑자기 또 시큰둥해집니다.) 당신이 하나님 믿고 우리 사이가 편안해지고 당신이 나를 참아주고 그런 거 알고 있어. 나도 하나님이 계신 건 알아. 그러니 나한테 신앙을 강요하지는 말아.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럼~ 신앙이 말로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닌 거 내가 너무 잘 알지~. 그래서 조용히 기도만 하고 있었어. 당신도 알잖아. 강요한 적 없는 거~ 당신 생각 알았어. 솔직히 말해주어서 고마워.” ^—^
남편은 그렇게 거절하던 하나님을 자기 입으로 말하자니 불편했는지 얼굴이 조금 어두워짐이 느껴집니다. 남편이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저에게 이야기한 것이 처음입니다. 이제껏 남편이 철통방어를 하고 있어 하나님에 대한 생각에 대해 한마디도 대화를 나눌 수 없었기에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지 안 믿는지조차 알지 못했었는데 그 사실을 안 것만도 참 기쁩니다. ^–^

 

더 기쁜 것은 남편이 아내의 하나님을 인정했다는 것입니다. 나의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하나님에 대해 그렇게 딱딱하던 남편의 마음을 감동케 해주셔서 나의 사랑하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마음을 말로써 고백하게 하시고 제가 듣게 해주셔서, 제 마음에 감사와 기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이렇게 기쁜데 하나님은 얼마나 기쁘실까요!’

나의 하나님께서 인정받으셨습니다.
지금 산꼭대기에 올라가 하늘을 향해 소리치고 싶습니다!
‘하나님~! 저, 너무너무 기뻐요~~~. 제가 인정받는 것보다 비교도 할 수 없이 너무너무 기뻐요~. ♡♡♡ 하나님도 기쁘시죠~~~?’

 

추천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