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간증] 여보, 하나님 믿자

– 정은하

 

오늘은 양평 열한시 교회 어린이반에서 소풍을 가는 날입니다. 어떤 모임이든 우리 성도님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좋고 행복해서 언제나 고대하며 즐겨 참석했던 저인데, 이번에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아쉽지만 참석을 못 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이든 뭐든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저이기에 여러 형제자매님들이 전화로, 카톡으로 같이 가자고 계속 설득하셨습니다.
“함께 가요, 자매님!”
“왜 안 가는 거예요? 내가 자매님 아침에 먹으라고 이것저것 다 싸놨는데…”
마음이 흔들릴 만도 한데, 한번 가지 않기로 내린 결정이 웬일인지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고 평안했습니다. 계속 거절하니 너무너무 죄송하긴 했지만요ㅜㅜ
‘나한테 이렇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 주시다니…’
‘내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었구나! 정말 몰랐어. 그런데 내가 이런 관심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걸까?’
조금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했지만 그저 너무나 감사했고 감동 가득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소풍 가는 일행을 보내고 남은 분들과 행복하게 교회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저녁을 차려주고 밥 먹을 힘도 없어서 소파에 뻗어버렸습니다. 오늘 어린이 zoom 설교가 제 차례였는데, 새벽 늦게까지 준비하느라 많이 피곤했던 탓이었죠.
남편이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며 인사를 하기에 소파에 누운 상태로 일어나지도 못한 채 꼭 안아주며 등을 쓰다듬어주는데, 순간 마음에 깊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감동에 순종하여 피곤이 가득한 쉰 목소리로 가만히 남편 귀에 담담하고 나지막이 속삭였습니다.
“여보, 하나님… 믿자…”
제가 하나님을 믿기 시작한 지 4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이런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남편의 상태를 보면 결코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기다리고 기다리며 인내해왔습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하’ 자라도 꺼내려고 하면 급작스럽게 표정이 차갑게 바뀌었고 짜증과 그늘이 남편의 얼굴을 뒤덮었기 때문에 그저 기도로 지내온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와 남편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거의 고백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그저 기도로 지내온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마 홀로 신앙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동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홀로 하는 신앙의 끔찍한 고독감을 끌어안고 버티고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성령의 감동에 젖어 호소하듯 나지막이 전하는 ”여보, 하나님… 믿자…”라는 아내의 말에 남편의 반응은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무시하듯 아무 대꾸도 안 하고 틱틱거리고 언짢아하는 표정으로 반응하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었는데, 방금 남편은 ‘응’이라고 대답하고는 친구를 만나러 나갔습니다.
비록 대답은 했지만 당장 예수님을 영접한 것도 아니고, 당장 다음 주부터 함께 교회를 가겠다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 믿자는 아내의 나지막한 호소에 ‘응’이라고 바로 대답했다는 그 자체가 너무 놀랍고 가슴이 북받쳐 왔습니다. 문을 닫고 나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소파에 누운 체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사실 오랜 시간 드린 기도에도 불구하고 별다르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아서인지 남편의 구원을 위한 간절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져 가고 있었습니다. 뭔가 달라진 것 같아서 기대를 해 보았다가 또 실망하고 낙담하는 일이 반복되며 나도 모르게 지쳐버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기대도 없이 갑작스레 들은 남편의 대답에 너무 감동이 되어서 다시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남편을 구원해 주세요…”
남편에게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나님을 믿자’라는 한마디 말을 전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오늘 결정적으로 소풍에 대해 저의 발목을 붙잡으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오늘 나와 남편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 이것이었구나! 하나님께 받은 감동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기쁘게 글을 남깁니다.
“하나님 아버지, 처음으로 남편에게 하나님을 믿자고 전한 것 하나만으로도 눈물 나게 가슴 벅차고 감사한데, 남편에게 ‘응’이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듣게 하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쳐가는 저에게 하나의 작은 불꽃을 보여주시려 하셨나 봅니다. 힘들어 지쳐가는 불쌍한 저를 위해 힘을 주시려고, 하나님의 증거를 보여주시려고 그러셨나 봅니다. 홀로 신앙하시는 분들, 모두 함께 힘냅시다! 당장 우리 눈 앞에 아무 증거가 보이지 않아도 믿음으로 주님께서 배우자와 가족을 위해 일하고 계심을 믿읍시다! 아니 믿습니다!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하나님께 다음 찬송으로 영광을 돌립니다.

1. 주님 약속하신 말씀 위에서
영원토록 주를 찬송하리라
소리 높여 주께 영광 돌리며
약속 믿고 굳게 서리라
2. 주님 약속하신 말씀 위에서
세상 염려 내게 엄습할 때에
용감하게 힘써 싸워 이기며
약속 믿고 굳게 서리라
3. 주님 약속하신 말씀 위에서
성령 인도하는 대로 행하며
주님 품에 항상 안식 얻으며
약속 믿고 굳게 서리라
<후렴>
굳게 서리
영원하신 말씀 위에 굳게 서리
굳게 서리
그 말씀 위에 굳게 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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