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간증] 암이 친구하자고 찾아왔어요

암이 친구하자고 찾아왔어요 [생활간증]

– 임재숙

 

지금 저희 집 큰 아들이 마흔 살입니다. 그 녀석 다섯 살 때 언니가 교회를 다니자고 권유를 했어요. 나는 바로 살고 있으니 술독에 빠진 저 남편 좀 데리고 가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부인 말을 듣지 처형 말을 듣겠냐 하더군요.
그렇게 한 살 된 아들을 업고, 큰아들은 아장아장 걸으면서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칠 일 동안 성경공부를 했더니 ‘하나님이 계시구나, 지옥이 있구나, 안 믿으면 지옥 가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두려워서 교회에 다니게 되었어요.
십자가의 뜻이 과거, 현재, 미래의 죄를 다 지고 예수님께서 죽으셨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니 나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졌구나, 이렇게 살면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후 열심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속과 겉이 다른 교회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10개월 후에 남편도 함께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둘이서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런데 자주 나누어지는 교회 모습을 보며 우리 부부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갈등과 다툼 가운데 결국 우린 서로 생각이 다르니 함께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헤어져 지내게 되었습니다.
원망과 미움 속에서 방황하며 3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갑상선 저하증이란 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내 몸의 약함을 짊어지면서 비로소 지금까지 우리 가정에 일어난 모든 불행은 내 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죄인이구나’ 생각하며 성경을 보니 나의 죄가 정말로 겹겹이 보여 고개를 들 수 없었고, 몇 날을 울며 회개하며 지냈습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은 바로 나를 향한 교훈이었습니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그 두려움이 변하여 내 기도되었고, 전 날의 한숨 변하여 내 노래 되었네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만 따라가겠네

갈보리 언덕에 가본 적 있느냐
이 세상 사람 날 몰라주어도 뒤돌아보지 않겠네
말씀이 하나님이며 그 위에 굳게 서리

온종일 찬양과 말씀이 입술과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일에 파묻히고 밤에는 주께 호소하기를 11년째,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남편과의 관계와 우리 가정을 회복시켜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긍휼히 여기사 11시 교회 문턱으로 인도하시고, 온전한 죄 사함과 이기는 믿음을 몰라 다툼과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는 저희 부부에게 내려놓게 하신 우리 주님을 알게 되어 길이 보였지요.

저희 친정은 바닷가입니다. 팔 남매 중 네 명이 암으로 고생했고 일곱 명이 곳곳에 살고 있어요. 내 나이 60세가 넘어가지만 암이라는 친구를 받아들일 준비가 미쳐 되지 못한 채 암을 맞이하게 되니 아주 깊은 병인 것 같아 조용히 생을 마무리해야 되나 보다 했어요. 지난 세월을 하나하나 정리하고자 할 때 낙망도 했고요.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이 지구상에 이처럼 믿음으로 하나 된 형제자매님들이 있고, 사랑 안에서 함께 웃고, 울고, 기도하고, 헌신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는 교회 생활 35년 만에 처음 만나 놀라고 감격하고 내가 이런 11시교회에 있게 됨을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자궁내막암 1기로 진단받으면서 유명한 교수님도 고개를 갸우뚱하시면서 다시 몇 시간 뒤에 핵방사선과에 가서 그쪽 전문 의사와의 판단하에 치료를 결정하자고 할 때, 주님 할 수만 있으면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 안 받고 싶어요라고 무작정 기도했어요. 이 정도는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안 받아도 된다고 하시는 말씀에, 아 우리 교회 주님의 참 백성들의 뜨거운 기도를 응답해 주셨구나. 주님 불쌍한 죄인을 다시 살게 하시니 무한 감사드립니다. 10시에 병원 가서 오후 5시 넘어 나오는 제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운지요. 천지가 화답하는구나 싶었어요. 주님을 온전히 몰라 고통하던 저는 12년 혈루병 여인의 옷깃만 만져도 낫겠다는 그 믿음과 평안함으로 주님을 신뢰합니다. 38년된 중풍 병자가 일어나길 진심으로 원할 때 주님께서 고쳐주시 듯 나의 나 된 것은 주님의 은혜이기에 생각과 뜻과 힘을 다해 새 힘으로 일어섭니다.

나의 남은 삶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머리에서 발끝까지 감사하며 살기에 충분한 우리 주님을 힘써 찬양합니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기근이나 환란이나 곤고나 박해나 위험이나 칼이랴 그 무엇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고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를 오늘도 외칩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나의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정녕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리로다
시편 23편 말씀이 길잡이가 되고, 이 육신은 율법으로 말미암아 율법을 향하여 죽었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내 안에 주께서 사시는 것을 믿는 믿음으로 살기를 간절히 원하고 바라며 감사드립니다. 우리 11시 교회가 있어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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