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아이의 신발을 빨며

[부모와 자녀] 아이의 신발을 빨며

– 남형주

 

 

지난 일요일 아침, 햇살이 좋아서 큰 아들 운동화를 빨았습니다. 먼저 아세톤을 면 걸레에 묻혀 전체적으로 깨끗이 닦았습니다. 얼룩이 대강 없어졌지만 신발 끈, 밑창 그리고 다른 구석구석 때들을 없애기 위해 다른 조치가 필요해 보이네요.
먼저 신발 끈을 풀어 비누 문질러 조몰락 빨고 락스 물에 담가둡니다. 그리고 끈을 푼 신발에 비누를 묻히고 솔로 박박 문지릅니다. 저의 비장의 무기는 신발을 뒤집어 두 손으로 신발을 하나씩 쥐고 누르면 신발 속에 들어 있던 공기와 물이 나가면서 때가 지워지게 하는 것입니다. 어지간한 때들이 순순히 빠져나오고요, 그래도 안되는 오염은 어쩔 수가 없는…^^

여러 번 헹군 후 땟물이 안 나오는 걸 보고 물을 조금 뺀 후 해가 잘 드는 창에 빨래집게로 고정한 후~ 햇볕과 바람이 도와주길 기대해 봅니다.
아들 둘인 저는 첫째가 고3이라 준 성인입니다. 엄마 손을 떠나 독립하고 있는 중입니다. 초6까지는 그래도 함께 성경공부도 하고 찬송도 함께 불렀었는데… 이제는 신앙에서 멀어 보입니다. 교회는 다니지만 세상 가치관이 큰 아이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별도리가 없고 매일 기도하며 주의 인도를 기다립니다.

 

아이의 마음이 의의 태양 우리 주로 깨끗해지는 경험을 어서 하길 바라 봅니다.
엄마 아침밥보다 던킨도너츠 세트가 더 좋은 아이,
한국을 떠나 영어권 나라에 살 거라는 아이,
문을 열기보다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건조기를 안 사고 빨래 너는 걸 답답해하는 아이,
내려올 산을 왜 오르느냐는 아이,
엄마는 결론이 항상 왜 예수님이냐는 아이,
저랑 취미도 성향도 너무 다른 아이이기에…
점점 더 해 줄 게 없는 아이이기에…
아이가 신발이 낡아 곧 새로 살 거라 했지만 버릴 때 버리더라도 깨끗이 신으라고 세탁을 해 주었습니다. 물론 세탁소에 맡기는 게 요즘의 대세지만 늘 손으로 빨아 온 터라 세탁소 맡기는 게 더 번거로운 엄마는~ 아이를 향한 사랑을 신발 빨기에 녹여 봅니다. ^^
이 뽀송하고 하~얗게 된 신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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