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딸아, 엄마도 처음이란다

[부모와 자녀]  딸아, 엄마도 처음이란다

– 김미순

 

시편 119:49, 50
주님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옵소서. 주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그 말씀 위에서 소망을 가지게 하셨나이다.
이 말씀은 나의 고난 중에 나의 위로가 되나니, 이는 주님의 말씀이 나를 소생시키셨기 때문이니이다.

오늘도 역시나 하나님의 처방은 나에게 특효약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내 맘대로 안 되는 일이 많이 있지요? 그중에 자식만큼 어려운 상대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남편과 내가 하나님을 만난 지도 벌써 6~7년이 되었습니다. 딸과의 불화는 그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하나님을 만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무척 마음이 어려운 일이 생겼습니다.
그간의 잘못으로 인해 딸아이와의 불화가 곪을 대로 곪아 터진 것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큰딸, 관심과 기대의 대상이었던 큰딸!
그 어떤 말에도 반항적인 딸을 보면서 화도 나고 야단도 치고 하루하루가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엄마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지 묻기도 하고, 초보 엄마라 모르는 게 많아 실수한 거라며 타협 아닌 타협도 해 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마음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습니다. 그 당시엔 우리 부부의 아픔과 고통, 슬픔만이 보였습니다. 정말 이기적인 부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름 노력한다면서 각종 매체를 찾아보고 자료도 찾고 아동심리학 박사라는 분들의 글도 읽고 책도 읽어보았습니다. 이렇게라도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부질없는 노력을 했었더랍니다.
이 세상 그 누구가 아니라 지혜의 근원이신 주님께 달려가 도움을 구했더라면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았을 터이고, 딸아이에게 덜 미안했을 텐데 참 바보 같은 부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딸은 그렇게 수능을 망치고 재수도 망쳤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아빠와 크게 다투고 나서 독립선언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제발 이것만은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일이 기어이 터지고 만 것입니다.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날마다 눈물로 보내고 아파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 옆에 하나님이 계셨음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며, 곪고 터진 상처를 씻기고 싸매주셨습니다. 위로의 손길과 위로의 말씀과 함께… 매일매일 새로운 처방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잘 낫지 않는 환자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렇게 매일매일 새로운 처방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시편 41:1
가난한 자들을 염려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주님께서 고난의 때에 그를 건져 내시리이다.

시편 필사를 하다가 하나님께서 건네신 처방전에 한없이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다 울어버리라고 건네신 처방. 신약과 구약…

 

시편 42:11
오 내 혼아, 어찌하여 네가 낙담하느냐? 어찌하여 네가 내 안에서 불안해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소망하라. 이는 내 얼굴의 강건이시기 때문이요. 내 하나님이신 그분을 여전히 찬양하리라.

 

그 후로도 하나님께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처방을 해 주셨답니다.
죄 많은 나를 귀한 보혈로 씻어 주신 것도 모자라 자꾸자꾸 찾아와 주셔서 위로의 말씀과 사랑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남편과 나는 세상의 잣대로 아이를 제단 했고, 하나님을 알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제대로 하나님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어설프게 알고 있는 지식으로 아이를 대했다는 것을…

아이들은 하나님의 기업이라고 한다고 어디서 들은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의 기업인 아이들을 하나님의 방식이 아닌 나의 방식, 혹은 세상의 방식으로 가르치려 하니 자꾸 엇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아이가 떠나고 나서야 우리 부부는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렇다고 관계까지 망칠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님! 처방해 주신 말씀의 약 잘 먹었어요. 이제 하나님의 방식대로 실천해 볼게요. 그런데 제가 초보잖아요. 실수하고 넘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마다 저에게 맞춤형 처방해 주실 거죠? 그럼 하나님 부탁드릴게요. 감사하고 사랑해요. 하나님!’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울음도 멈추고 깨질 듯한 두통도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설날 아이가 좋아하는 떡국을 해 놓고 먹으러 오라고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어~ 알았어~.”
정말 짧디짧은 한마디… 하지만 반가웠습니다. 변화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기다려 주기로…
가끔 아이도 아빠 엄마를 위해 기도한다고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전달해 주는 말씀 잡지들을 읽지 않아도 받아만 가는 모습에 기특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저 아이 마음의 중심에 “나의 하나님”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믿음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처방해 주신 그 말씀들이 저 아이에게도 귀한 보약이 될 것을 알기에 이제는 안달하지도 답답해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 저 아이가 그리고 두 아이 모두 하나님의 작은 일에도 쓰임 받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기도합니다.

“아버지, 보고 계시죠? 저는 여전히 초보예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또 넘어져 아파서 울기도 하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아시죠?

 

시편 119:176
내가 잃어버린 양 같이 길을 잃어버렸사오니, 주님의 종을 찾으시옵소서. 이는 내가 주님의 명령들을 잊지 아니하기 때문이니이다.

 

이 말씀처럼 저를 잃어버려도 또 찾아 주실 것을 알기에 불안해하지 않아요.
아버지, 늘 저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아버지 곁을 떠나는 어리석은 양이 되지 않게 꼭 아버지 곁에 붙어 있을게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소중한 기업들, 잘 지켜 낼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 항상 모든 일에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아멘!!“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저희가 성문에서 그 원수와 말할 때에 수치를 당치 아니하리로다” (시 1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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