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과 받침이 되어 [생활간증]

버팀목과 받침이 되어[생활간증]

– 김평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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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은빛 물결들이 호수를 이루고 한없이 펼쳐져 있는 곳, 여기저기 황금 들판들이 한 폭의 수채화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곳, 온갖 먹음직한 탐스러운 과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과수원 길, 숨을 한껏 들이 마시면 상쾌한 공기가 폐 가득 채워지는 것 같은 곳, 저 멀리 산등성이들이 병풍처럼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곳, 이곳이 제가 이번에 정착한 논산 탑정호의 모습과 논산시 마을 모습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기대하지도 않은 일들을 경험하며 살게 되지요. 진리의 빛을 받고 진리의 길을 걸으며 예언의 말씀들을 깨닫고 지내면서 한 가지 바람이 생겼습니다. 태어나서 줄곧 살아온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생활을 접고 같은 세상이지만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시골에 정착하여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어 오랜 시간 하나님 앞에 아뢰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 생각은 강원도 쪽으로 내려가서 살면 어떨까 하는 계획이 있었고 늘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은 전혀 다를 때가 많고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신 생각과 뜻은 가늠할 수도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서 나느니라.” (잠 16:1)


몇 달 전 대전교회의 형제, 자매님 댁을 여러 자매님들과 함께 내려가서 교제하게 되었는데 마지막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마을을 산책하면서 시골 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로 꽃을 피웠습니다. 그러다 대전 교회의 자매님 권유로 지금의 논산 집을 보게 되었고 이사 오는 것이 어떻겠냐고, 기도하자는 제안을 받고 서울로 올라와 하나님 앞에 그 일을 아뢰며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중에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보았던 마을 풍경들이 계속 주마등처럼 잔잔히 스쳐 지나가면서 마음 한편에 평화로움이 가득해지는 것을 느꼈고 그곳에 나를 있게 하려고 하신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주위에서 많은 반대를 하였고 친 혈육인 동생들도 많은 반대를 하여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어찌해야 하는지 기도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스라엘 민족이 요단강을 건너야 할 때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먼저 그 요단강 물을 밟고 멈추면 흘러내리던 물이 끊어지고 쌓여 마른 땅이 된 그곳을 건넜던 여호수아서 3장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집도 내놓지 않은 채 기도만 하고 발을 내딛지도 않으면서 물이 솟구치길 원하는 멈칫 멈칫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하나님께서 발을 내디디라 말씀하시는 응답이라 생각하여 즉시 집을 내어 놓았더니 이사 날짜가 잡히게 되었습니다. 급히 일이 이루어지다 보니 미리 얘기는 하였지만 만삭이 되어 출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딸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는데 만삭인 자기를 팽개치고 가는 것 같은 섭섭함을 느꼈던 것 같았습니다.

그 후로 연락도 끊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 등 난관에 부딪쳐 난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하나님 앞에 그 문제를 아뢰면서 ‘아버지! 제가 풀 수 없으니 아버지께서 딸과의 문제를 풀어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딸에게서 병원에 간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예정일은 아직 20일이나 남았는데 큰 걱정이 앞섰고 놀라서 전화를 해보니 한참 후에 받으면서 수술을 잠시 후에 해야 하니 다시 연락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얼마 후에 수술을 잘 마치고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연락이 왔는데 딸의 마음이 풀어져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지금도 우리의 삶 가운데 역사하십니다.

이사한 후에 하나님 앞에 이곳에 인도하신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자 기도하던 중에 머리 속에 성막의 그림들이 지나가면서 버팀목과 받침들의 모양이 각인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자이지만 힘들어하고 지친 형제, 자매님들에게 버팀목과 받침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시고자 부르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스도의 학교에 입학한 진리를 사모하는 형제 자매님들과 함께 묵묵히 인내하며 내게 주신 자리에서 역할을 감당하며 준비된 일꾼이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직은 무엇을 심어보지도 않았고 해본 적도 없지만 집 뒤쪽 마당에 작은 텃밭이 있어서 내년부터는 배우면서 조금씩 심어보고, 열매를 맺는 과정들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뜻을 더 알아가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잠이 깨어 눈을 뜨면 이 어인 은혜인지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가득 차오릅니다. 이곳이 마지막 정착지가 되리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라 하시는 곳이 어떤 곳이든 순종하며 가는 자, 하라 하시는 말씀에 순종하는 자가 되길 간절히 기도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또한 영원한 안식이 있는, 꿈에도 그리는 마지막 정착지인 새 예루살렘성에 들어가는 자가 되기 위하여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본받아 겸비한 마음으로 사나 죽으나 주의 것이 되길 기원하면서 지금까지 나의 발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 (시125:1~2)

이 글은 월간지 [열한시 261호 성령의 임재를 사모하라]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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