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야 하는 “삶” [침례소감 1]

[침례소감 1] 거듭나야 하는 “삶”

– 이미화

 

자신을 덮고 있는 어둡고 깊은
흙 속에 묻혀 있어야 했다

칠 년 어쩌면 십오 년이란 긴 세월을
금빛 날개의 꿈을 꾸면서 태어난 매미들은
이 세상의 노래를 신나게 불렀다

단 일주일, 길었어야 한 달,
선인들이 이를 두고 금선탈각(金蟬脫殼)이라 했던가

벽에 걸린 거울 속에 서 있는 자신을 본다
지천명이 넘도록 흙 속에 묻혀 입도 못 떼고 있었는데
껍질만 남기고 날개 단 매미는 어디로 날아갔을까
흐물흐물 텅 빈 모습이다

고단함이 배인 자화상에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긴 동굴 속의 기억들이 잡힐 듯 잡히지 않게 어둡다
빛이 있는 곳을 향해 전신의 감각을 동원하여 지나온 시간들이 아니었던가

몸이 성장하면서,
채울 수 없는 배움의 허기증은
세상에 대한 허한 두려움으로 몸을 숨겨봐도 소용없었다
교복을 벗고 거듭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불균형이라는 것을 알았다

낮에는 일을 해야 했고,
고학인지 야학인지 모를 강의록을 끼고 전전하며 공부해야 하는 나는…
언제나 꿈에서 깨어나게 될까
잘 견디고 견디는 기특한 애벌레였다

자신을 기계처럼 부려야 했던 갈등의 성장기,
때로는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마음 바탕을 앎의 길로
어쩌면 진리의 거듭남의 길로
빛을 향해 신발 끈을 조이고 조였다

만물의 생성과 소멸,
삶이 죽음이 되고 낮이 밤이 되는 것,
높은 것이 낮게 되는 것을 보면서
만유의 필연성에 속해 자신을 변형시켜가는 것이 거듭남이란 말인가

아직도 나는 땅속이라는 압력을 벗어 버리지는 못했나 보다.
거듭난 듯 자만하는 것은 순간이고,
돌아서면 순수한 자아를 찾지 못할 만큼 껍질이 두꺼워 지고 만다

얼마를 더 가야 마지막 탈피를 벗고
우아한 금빛 날개로 날 수 있는 매미가 될 수 있을까…
지나온 것을 허물이라 하지 않고
거듭남의 길이라고 하던가…

이 글은 20여 년 전에 써 놓은 수필 습작입니다. 저는 한 마리의 매미로 꿈꾸며 살 뻔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새롭게 탄생하는 출생일이며, 하나님께서 승인하신 축복의 결혼식이고 영원한 생명의 부활이 되는 잔칫날입니다.

우리 예수님은 범사에 형제들과 같이 되신 분이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분은 하나님과 인간의 대언자와 중보자가 되신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깨달아 알았습니다.
부족한 저를 오늘 이 자리까지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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