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스토리] 술 잘 마시는 사람과 못 마시는 사람

[힐링 스토리] 술 잘 마시는 사람과 못 마시는 사람

 

 

술 잘 마시는 것을 호연지기 중 하나로 생각하는 동양권에서는 말술 마시는 사람을 영웅호걸로 묘사하고 있다. 삼국지나 수호지의 영웅들이 대체적으로 ‘술을 독째 마시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서양의 경우는 다르다. 술 잘 마시는 사람의 말로가 불행하고 비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술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디오니소스조차도 술로 인해 아티카 지역 목동에게 곤욕을 치르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서양에서는 술 취함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이러한 동서양의 과음자에 대한 시각 차이는 인종 간 알코올 분해 능력 차이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술을 마시면 누구나 알코올의 영향을 받지만 개인의 생리적 능력 차이에 따라 음주의 영향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알코올은 물과 지질에 대한 양쪽 친화력이 있기 때문에 세포막을 통해 신속히 체내로 흡수되는데, 위장관을 통해 거의 완전히 흡수된다. 흡수된 후 알코올은 몸속의 수분 분포와 유사한 양상으로 분포된다.

 

알코올은 간에서 알코올 분해 효소(alcohol dehydrogenase, 이하 ADH)에 의해 알데하이드(acetaldehyde)로 분해되며, 알데하이드는 알데하이드 분해 효소(aldehyde dehydrogenase, 이하 ALDH)에 의해 초산으로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배출된다.

 

기질적으로 어떤 사람은 술을 잘 마시고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시지 못한다. 신체의 알코올 신진대사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효소는 알데하이드 분해 효소 2(Aldehyde dehydrogenase 2, 이하 ALDH2)이다. ALDH2 유전자에는 두 가지 대립유전자가 존재한다. ALDH2-1 대립유전자는 알코올의 부산물인 알데하이드를 초산과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ALDH2-2 대립유전자는 정지된 상태로 몇 가지 독소를 발생하여 알데하이드를 분해시키지 않고 오히려 누적시킴으로써 알데하이드 반응을 유발한다. 따라서 사람마다 어떤 유전자가 있느냐에 따라 알코올 소화량이 달라진다. 유전적으로 ALDH2 유전자의 두 복제본을 물려받음으로써, 사람마다 ‘두 개의 ALDH2-1 대립유전자를 지니는 경우’와 ‘ALDH2-1과 ALDH2-2 대립유전자를 각각 하나씩 지닐 경우’ 그리고 ‘두 개의 ALDH2-2 대립유전자를 지니는 경우’가 있다. ALDH2-1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알코올 분해 능력이 뛰어나서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며 알코올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ALDH2-2 대립유전자를 많이 지닌 사람은 알코올 분해 능력이 없어서 알코올을 한 잔만 마셔도 피부가 붉어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심한 경우 의식을 잃게 되는 알데하이드 반응이 나타난다. 이런 사람은 급성 알코올 독성에 빠져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알데하이드 독성(발암물질)으로 인해 신체 조직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ALDH2-2 대립유전자는 아시아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며, 다른 인종 그룹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아시아인 약 25퍼센트 정도만 알코올 분해 능력이 서양인과 비슷하고 나머지는 알코올 분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서양에서는 모든 사람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 비슷하여 술을 잘 마시는 것이 남달리 부러운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반면 동양에서는 술을 말술로 마시고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술을 잘 마시든 그렇지 않든 이래저래 술은 한 잔이라도 인체에 유익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 에베소서 5장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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