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성육신의 이해 [신앙기사 2부]

제2부 역사로 보는 성육신의 이해

 

“[2] 이로써 너희가 하나님의 영을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3]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지금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요일 4:2,3).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 논쟁

 

우리도 예수님처럼, 믿음으로 승리하며 살 수 있다고 말하면 어떤 이들은 “그러면 우리가 하나님처럼 된다는 말인가?”라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성경 66권이 정경(Canon)으로 채택되는 과정 속에 하나님께서 개입하신 것처럼 우리가 현재 믿고 있는 기독교 교리가 정착되는 과정 또한 하나님의 주관하심이 있었다. 길고 긴 회의와 논쟁 가운데서도 특별히 “하나님”과 “신성”에 대한 이해 즉 성부, 성자, 성령의 신격과 개성 그 본질과 존재에 대한 견해는 수많은 이단을 양산하는 대표 주제가 되기도 했다.
본격적인 기독론의 논쟁은 4세기에 아리우스의 출현으로 시작되었다. 그는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태어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따라서 선재했을지라도 피조물이며, 하나님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콘스탄티누스(Constantinus I, 274~337) 황제가 개최한 니케아 공의회(325년)에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는 아버지인 하나님과 본질을 같이 한다”라고 주장한 아타나시우스의 견해를 채택하고 아리우스파를 이단으로 정죄했다. 하지만 ‘예수의 신성’에 대한 논쟁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고, 동로마의 테오도시우스(Theodosius I, 346~395) 황제가 아리우스 논쟁을 종결짓기 위해, 381년 콘스탄티노플에서 공의회를 열게 되었다. 이 회의에서 아버지인 하나님과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는 동일본질(Homoousios, 호모우시오스)이라는 니케아 종교회의의 결정을 재확인하고, 성령에 대해서도 그 본질은 하나님이시며 성령의 개성을 인정하고,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경배를 받으신다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가 확립되었다.
아타나시우스의 “성부와 성자 하나님이 동일하시다”라는 [동일본질론]은 기독교의 구원론을 확립시킨 일이며, 하나님을 경배하는 원칙을 제시하여 기독교의 토대를 세운 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 호모우시오스(Homoousios)라는 단어 속에는 성자가 성부로부터 파생(generation) 되었다는 오리겐의 헬라 철학적인 개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본성 논쟁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시라는 진리에 도달했을 무렵, 또 하나의 질문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그리스도가 하나님이라면 그의 본성은 인간인가? 신인가?” “그분이 하나님이라면 본성은 하나님이어야 하고 인간이라면 본성은 인간이어야 하지 않는가? 인간 예수는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레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초대교회는 크게 두 가지 이해로 양분되어 있었다. 인성을 강조하는 안디옥 학파와 지나치게 인성을 강조하는 에비온주의(예수는 신격화된 인간, 단순히 선지자 중 한 사람이라는 주의)가 있었고, 신성을 강조하는 알렉산드리아 학파와 지나치게 신성을 강조하는 가현설주의(Docetism, 그리스도가 육체를 입고 오심을 부인하는 영지주의)가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출신인 바실리데스(Basilides, 활동 시기 117~138)는 영지주의의 창시자로서 사실상 도세티즘을 제일 먼저 소개한 인물인데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리스도는 고난받지 않고 구레네 시몬이 그리스도를 위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도록 강요받고 그 순간 시몬은 그리스도의 모습을 가졌고, 다른 사람이 그를 그리스도로 알고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러나 예수님 자신은 구레네 시몬의 모습을 취하시고 거기 계시며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그 사람들을 비웃었다.” 이러한 비성경적인 주장이 교회에 끼친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논리에 반대하기 위해 그리스도교 신학은 발전할 수 있었다.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서, “그리스도가 하나님이라면 그분의 본성은 인간인가? 신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였다. 니케아 공의회 이후 여전히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당시, 아폴리나리우스(Apolinarius, 310~390년)는 352년에 사람의 모양으로 오신 하나님(단일 신성)을 강조했지만, 360년 안디옥 학파와 카파도키아 교부들로부터 가현설 주의라고 정죄를 받았고, 이후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삼위일체를 완성하고 아폴리나리우스는 이단으로 탄핵되었다.
아폴리나리우스가 예수님의 단일 신성을 강조해서 이단이 되자, 콘스탄티노플의 총 대주교였던 네스토리우스(Nestorius)는 단일 신성이나 단일 인성을 강조하면 이단이 되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신성과 인성의 두 본성을 다 가지고 있다는 양성론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당시 “마리아가 하나님의 어머니인가? 인간의 어머니인가?”라는 논쟁이 벌어졌는데, 신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하나님의 어머니라고 주장했고, 인성을 강조하는 부류는 인간의 어머니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네스토리우스는 신성과 인성이 혼합되지 않는 두 본성으로 구별되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마리아는 하나님의 어머니도 아니고, 인간의 어머니도 아닌 “그리스도의 어머니(Christotokos)”라는 이론을 주장했다.
이 견해는 431년 에베소 종교회의에서 당사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단으로(양성론자) 정죄 되었지만, 당사자가 임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정죄한 강도 회의였기 때문에 로마 감독인 식스투스(Sixtus)는 네스토리우스 없이 개최된 에베소 회의는 공정하지 못하므로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인성을 강조하는 안디옥 학파와 신성을 강조하는 알렉산드리아 학파가 연합하여 신조를 만들라고 요청하여 “연합신조”를 작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견해를 두 학파 모두 좋아하지 않았다.

 

 

완전하신 하나님, 완전하신 인간

 

이런 과정에서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유티케스(Eutyches, 375~454)가 등장하여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을 가지고 싸우지 말고 예수님은 “신성과 인성이 결합돼서 제3본성으로 변화된 분”이라는 제3본성으로서 단일 본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것도 일성론이라고 해서 451년 칼케돈 회의에서 정죄된다. 이 칼케돈 회의에서 “예수님은 어떤 본성을 가지고 계시는가?”에 대한 논쟁을 종결시켰는데, 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교부들의 가르침을 본받아 다음의 사실을 고백해야 할 것을 만장일치로 가르치는 바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 하나님과 완전히 동일하신 하나님이시며, 이 동일하신 분이 신성에 있어서 완전하시고 인성에 있어서 완전하시며,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시고, 이성적 영혼(a rational soul)과 몸으로 구성되셨다. 그는 신성에 있어서 아버지와 동일 본질이시고 인성에 있어서 우리와 동일 본질이시지만 죄를 제외하고는 우리와 똑같으시다”(칼케돈 신조 the definition of Chalcedon, 교회용어사전, 교리 및 신앙, 2013. 9. 16., 생명의말씀사).
한마디로 정의하면 예수님은 완전하신 하나님이고, 완전하신 인간이라는 것이다. 한 본성만을 강조해서 혼합되지도 않고 변화하지 않는 분이라고 하지 말고, 두 본성을 강조해서 한 인격 안에 두 본성이 있지도 않다는 것이다. 이 외의 이론은 다 이단이라고 결론 내렸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예수님은 인간인가 신인가?”는 인간의 이성으로 정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는 논쟁하지 말고 예수님은 완전하신 하나님이고 완전하신 인간이라고만 말하라는 것이다. 거기서 조금 더 설명하기 위해서 신성을 강조하면 아폴리나리우스처럼 이단이 되고, 완전하신 인간만을 강조하면 에비온주의가 되고, 한 육체 안에 각각 독립된 두 본성을 강조하면 네스토리우스처럼 이단이 되고, 두 본성이 결합된 제3의 본성이라고 하면 유티케스처럼 이단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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