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인도하여 주신 주님 [신앙고백시]

여기까지 인도하여 주신 주님 [신앙고백시]

–  김건섭

 

전쟁의 상흔이 아직 지워지지 않았던 그 어느 해…
아직까지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푸른 소나무가 참 많았던 그리운 내 고향
지금도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는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
그곳에서 간신히 세상 빛을 보게 하여 주신 나의 주님!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날도 분명히 기억하고 계셨으리라…
그해 그 자그마한 동네에서 열 명의 아기 중 한 명으로,
세상의 무관심 가운데서 태어났지만
주님께서는 분명 나를 기억하셨으리라.

어린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겠지만, 나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바쁘신 와중에도
분명 나를 기억하고 있었으리라 믿어본다.
그래도 기억나는 것은 동네 자그마한 교회의
성경암송대회 기억이 가끔 스쳐 간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머리가 나쁘진 않았던 거 같았다.
치매는 걸리지 말고 늙었으면… 주님께서 지켜주시겠지…
주일학교 교사였던 아버지가 연탄난로 위에
붉은색 가죽 성경을 올려놓았다가
누렇게 변색되었던 것도 기억난다.

그 책이 지금도 우리 집 책장에 있는 것을 보며
한때는 많이도 미워했었지만 여전히 그리워지는 그분이 생각난다.
나중에 하나님의 나라에서 만나 볼 수 있으면 참으로 좋겠다.

고등학교 3학년 야간학습시간에 무슨 생각으로 공부는 하지 않고,
성경을 무릎에 올려놓고 훔쳐봤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아마 공부가 엄청 하기 싫어서 그랬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때도 하나님은 보고 계셨겠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남들 다하는 취직을 해야 하는데… 갑갑했다.
누구는 대학에 가고… 누구는 은행에도 들어가고… 나는? 어쩌지~
그러던 중 별 인연이 없었으리라 생각되었던 머나먼 전남 화순의 석탄광업소까지…
이러한 갈 길 모르는 헤맴과 근심 걱정 가운데서도 주님은 나와 함께 하셨을까?
분명히 주님께서는 보고 계셨을 거야.

그런 와중에 주님께서는 참으로 나를 이상한 곳(?)으로 인도해 주셨다.
여러 해 후에 내가 직업군인이 된 것을 보고,
주위의 아는 사람들이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네가 왜 거기서 나와” 하는 표정으로 많이들 놀라는 걸 보면
내 성격에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았던 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20여 년의 그 길을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그 길은 나와 별 인연이 없었으리라 믿어지는 길이었지만
그 또한 우리 주님께서 인도해 주신 길이었음이 분명하리라.
지금까지의 나의 길을 인도해 주신 분은 변함이 없으신 분이시니까…

 

60여 년의 신앙생활…? 나름대로는 신실하게 살아왔었노라고 위안하면서
억지스럽게 버티면서 여기까지 왔건만…
알 수 없는 그 무엇으로, 만족함과 평강이 없었던 삶 속에서,
방황 아닌 방황을 하면서, 이건 아닌데 하면서, 여기까지 와버렸네.
아니 여기까지 인도해 주셨네.
나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어찌하여 나를 이토록 사랑하셨나요. 나 같은 것이 무어라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주께서는 죄 가운데 있었던 나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스스로 자신을 버리시면서까지…
그 크신 사랑을 왜 이제 알게 하셨을까!
아니 그 크신 사랑을 이제야 알게 해주신 나의 주님!
주의 놀라운 인도에 감사를…
그리고 또 감사를 드립니다.
그 사랑에 힘입어 이제는
주님만 더욱 사랑하리라.
주님만 더욱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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