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생활통지표 [부모와 자녀]

[부모와 자녀] 아들의 생활통지표

– 정은하

 

올해 11살인 저의 둘째 아들은 신체활동을 좋아하여 운동을 잘하고 밝고 활발한 성격의 아이입니다. 그런데 그런 둘째 아들이 활발한 성격과는 또 다르게 대중 앞에서 혼자 드러나는 것, 주목받는 것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안 하려고 합니다.
음… 생각해 보니 저를 닮았네요? 적극적일 땐 주도적으로 열심, 부끄러울 땐 두렵기까지 해 숨고 싶고… 어찌 이런 것도 닮는지…

아마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지목하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발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성향의 제 아들은 무척 긴장이 되기도 하고 아마 두렵기도 했을 것입니다. 제가 그 기분 너무 잘 알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아들에게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엄마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기도를 하는지 궁금하여 질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들아~ 집 말고 밖에서도 기도한 적이 있니?”
“음… 네~ 학교 화장실에서 기도한 적 있어요.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해야 하는데 내가 부끄러워서 잘 못하면 친구들이 놀릴까 봐 발표를 잘하게 해달라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꼭 잠그고 기도한 적이 있어요”
“어머~ 그랬구나. 정말 잘했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기도하고 와서 발표를 했고 친구들이 놀리지 않았어요~”
“우와~ 정말 잘 됐다! 네가 발표를 왜 잘하게 되었고 친구들도 놀리지 않은 걸까?”
“하나님께 기도해서요~!”
아들은 신나서 이야기합니다.
“맞아 바로 그거야. 하나님은 항상 네 곁에서 지켜보시며 너를 돕기 위해 언제나 기다리고 있단다. 언제든지 네가 마음이 어려울 때 그때처럼 네 마음을 하나님께 말씀드리면 너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실 거야. 그게 믿음이야.” ^^

“네~~~”
아들은 기쁘고 씩씩하게 엄마의 말씀에 대답합니다.

몇 달 전의 이야기인데 그날의 경험으로 발표에 자신감을 좀 가지게 되었던 걸까요? 작년 3학년과정을 마치고 생활통지표를 가지고 왔는데 가운데 부분, 이 부분이 눈에 확 들어오며 그날의 기쁨이 다시 되살아나네요.

 

[발표 태도가 좋아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줄 알며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함.]

 

아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자기의 콤플렉스를 믿음의 기도로 이겨내고 발전된 결과, 이런 평가를 받았네요. 하나님을 믿는 부모로서 더욱 기쁘고 감동입니다.
공부는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라 공부에 대한 칭찬은 전혀 없지만, 그건 썩 중요치 않지요. 인성 부분에 집중하여 칭찬을 받은 우리 아들이 참 기특하고 이쁘네요.

어리지만, 살아가며 엄마와 함께, 때론 홀로 믿음으로 드린 기도들과 찬양, 하나님께 은혜받은 경험들이 쌓여가서 커서도 그 아름다운 기억들이 잊히지 않고 남아있기를…
그래서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영접하는 시기가 조금은 앞당겨지기를 기도합니다.

저도 아들과 비슷한 성향이라 사랑하는 성도님들 앞에서조차 찬양하는 것을 달달 떨며 두렵기까지 했었고 피하고 싶은 날이 많았었는데 꾸준히 기도해온 결과, 현재도 달달… 떨리기는 하지만, 예전보다는 덜 두렵고 조금은 담대해져 이제는 가끔 자원하여 찬양하는 날이 조금씩 늘고 있답니다.
신앙 안에서 우리 아들과 함께 조금이나마 자라나가나 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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