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간증] 엄마, 사랑해

[생활 간증] 엄마, 사랑해

– 김미영

 

남편의 배신으로 몇 달 전에 뒤통수를 크게 맞은 후에 영적으로도 휘청거리고… 왜 나만 이런 고난을 겪냐며 잠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요. 주님께서는 저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놀라운 사랑으로 저의 상처를 싸맬 계획을 하고 계셨더라고요. 사랑은 자랑하는 게 아니라는데, 오늘은 제가 받는 사랑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다함없는 사랑과 선하심을 맛보고 있는 요즘의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사실 제가 지내온 인생이 정말 짐승과 같은 그런 삶이었고 아이들에게도, 하나님에게도 고개를 들 수 없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고통스러운 가운데서도 죽어라 고생하면서도 30년 가까이 혼자서 이렇게 딸들을 키웠는데, 저는 아이들에게 한순간도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뿌린 결과지만요.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며 그렇게 생채기를 내면서 살았죠. 그냥 아이들에게 어떻게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삶에서 가장 두려운 일이기도 하고 가장 해결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섭리로 놀랍게 그것이 회복되었습니다. 작은 딸이 그렇게 힘들었던 우울증으로 인해서 오래 고통받았었는데, 얼마 전에 하나님을 만나면서 그 지긋지긋한 우울증에서 해방이 되는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삶에 여유도 생기고 엄마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저의 집 근처에 굉장히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부터 딸이 이런 제안을 해왔어요. “엄마, 하루에 1~2시간씩 꼭 함께 걷자” 그래서 그동안 일주일에 3~4번 정도 딸이 와서 함께 2시간 정도를 걷고 밥을 먹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기적 같은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딸은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함께 찬양도 부르면서 그렇게 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조금 걸어가다가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그러고 또 조금 가다가 저를 끌어안고 때로는 입을 맞추면서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그러는 거예요. 따로 사니까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서 함께 걷는데, 그때도 버스에서 내리면서 마치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엄마~~!!’ 하고 큰소리로 부르면서 목을 끌어안고 팔닥 팔닥 뛰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봅니다. 저는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럽고 의아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날 위로하려고 쇼하는 건가, 저러다 말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저를 감동시키고 있어요. 가짜로 그러는 건 다 티가 나잖아요?

 

기침과 사랑은 속일 수 없는 거라고 하는데, 제가 요즘 딸로 인해서 매일 감전된 것처럼 떨려요. 이성 간의 사랑만 가슴 뛰는 것인 줄 알았는데, 자식에게 사랑받는 것도 엄청난 기쁨이라는 것을 요즘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크고 작은 배려도 해주고, 여기저기 자기가 하는 공연도 함께 데려가 주고 스태프들에게 인사도 시키고 그래요. 예전에는 제가 한번 가보자, 나도 가서 우리 딸 어떻게 하나 구경하면서 응원도 하고, 스태프들에게 인사도 드리고 싶다 그러면 막 핀잔하면서 말 같은 소리를 하라고, 창피하다고 저한테 그랬거든요. 그리고 딸 둘이 모이면 늘 엄마 흉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엄마 흠을 잡을까 하는 아이들 같았어요. 특히 큰 딸은 저에게 엄청나게 공격적이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는 자기 동생이 맞장구를 치지 않으니까 큰 아이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혹여 언니가 엄마에 대해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작은 딸이 ‘언니 왜 그래, 엄마 상처받잖아!’ 그러면서 뭐라고 하니까 큰 애도 더하지 않고 입을 다물더라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이게 무슨 일인가, 꿈인가 생시인가 싶습니다. 그래서 몸은 불면증과 오래된 지병으로 인해 매우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마음은 매일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물론 가장 우선이겠지만, 저 또한 이 진리를 만나고, 순종과 굴복으로 오랫동안 많이 참아주고 인내하였던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애들 아빠와 안 좋았던 일이 있은 뒤 며칠 후에 작은 딸이 보내온 편지가 있어요. 그 이후에 작은 딸이 이렇게 바뀌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딸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큰 은혜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새벽 2시에 보내온 편지인데요. 이것을 소개로 이만 줄이겠습니다.

 

‘엄마, 사랑하는 엄마, 난 어릴 적부터 내가 제발 아들이었으면 싶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 때도 남편의 자리,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라는 그 자리… 엄마의 그 빈자리가 크다는 것을 너무 알 수 있었기에 그냥 내가 아들로 태어났다면 조금이라도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그런 생각에 하나님 원망도 했었어. 그런데 야속하게도 그저 딸로 태어난 나는 오히려 엄마처럼 살까 봐 두려워서 이기적이게도 나도 엄마처럼 저렇게 당하고 평생 아파하며 살까 봐 발버둥 치느라 사는 동안 그 어떤 위로도 힘도 되어주지 못했어. 엄마의 그 어떤 상처도 들여다보기 싫고 무서웠어. 미안해, 엄마 정말 미안해. 그냥 어리석은 나는 내가 성공만 하면 엄마의 공허함을 조금은 채워줄 수 있을 거라는 그런 어리석은 생각만 하며 살았어.
그런데 엄마, 너무 감사하게도 먼 길을 돌고 돌아 지금 하나님이 그 자리를 채워주고 계시고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것이, 너무 벅차고 감사하고 또 감사해. 난 앞으로도 엄마의 수십 년 세월의 감정, 아픔 절대 다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하나님 아버지께서 앞으로 주실 시간, 상황, 사람까지 모든 걸 동원해서 다 만지시고 계획대로 이끄실 것이라는 것을 내가 너무도 확신해. 그러니까 엄마, 너무 사랑하고 소중하고 그 누구에게 줘도 너무 아까운 나의 자랑스러운 엄마, 우리 앞으로도 더 힘내자! 더 기도하고 더 많이 웃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은 결국 이 폭풍 속에서도 가족끼리 더 똘똘 뭉쳐서 사랑할 수 있게 만드신 우리의 단단한 마음인 것 같아. 이제 엄마 딸로 태어나서 미안했던 마음 말고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더 행복하게 해줄게. 그 어떤 언어로도 위로를 줄 수 없겠지만 내 마음의 무게만큼 진심으로 기도할게. 사랑하고 또 사랑해~ 엄마, 잘 자.’

 

바다보다 넓고 깊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정말 깊은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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