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행~ 여봉 [생활간증]

– 정은하

 

지옥같이 고통스럽던 지난날들이 마치 필름처럼 지나가고, 하나님께 참 감사하다는 고백밖에는 할 말이 없는 저는 죄인입니다.
나 같은 죄인을 구원하신 주님 영광 받으소서!

 

저의 수많은 죄와 사랑 없음과 미성숙으로 인해 남편과의 불행한 17년 결혼생활을 이혼만 꿈꾸며 살았었습니다. 내가 부모를 잘못 만나서, 결혼을 잘못해서 이렇게 불행하게 사는 것이라고 모든 것에 마음속으로 부모 탓, 남편 탓, 시댁 탓을 했고 혼자 자기 연민에 빠져 거의 매일 술과 세상에 빠졌고 심각한 우울증,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당연히 아이 양육도 잘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살아왔었습니다.

 

나중에는 남편을 싫어하다 못해 증오해서 눈이라도 우연히 마주치면 마치 내 눈이 썩어 들어갈 것 같아 미칠 것 같이 괴로웠고 집안에서 지나다니다가 살이라도 살짝 스치면 너무 싫고 끔찍해서 온몸에 소름이 돋고 스쳤던 부위가 마치 오물이 묻은 듯한 느낌 때문에 마구 털어버리려 했습니다. 남을 미워하는 내 마음의 고통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남을 사랑하라 미워하지 마라 하신 것 같습니다. 내가 행복하길 바라시기에.

 

오랫동안 남편에 대한 증오 때문에 제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경험해보신 분들은 너무나 잘 아실 겁니다. 지옥 자체였지만 아이들 때문에 버텼고 단지 숨만 쉬고 있는, 실상은 죽은 시체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기적처럼 예수님을 영접했고 또 기적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진리를 찾게 되어 열한시 교회 출석한지 어느새 4년이 다 되어가네요.

 

교회 분들과 카톡으로 대화를 나눌 때 저는 남녀 구별 없이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내게서 사랑이 자연스럽게 새어 나오기에, 사랑은 숨길 수 없기에, 표현할 수밖에 없게 되더군요. 그런데 정작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남편에 대한 나의 죄인 됨을 깨닫게 하셔서 남편에게 내 지난 잘못에 대해 무릎 꿇고 눈물로 용서를 구했고 남편과 지난날 언제 그렇게 지냈냐는 듯이 이제는 평안하고 화목해졌지만, 내가 교회 분들에게 하듯 남편에게는 사랑 표현을 자주 하며 지내지 못한다는 깨달음을 하나님께서 갖게 하셨습니다.

 

출근할 때 가끔 꼬옥 안아주고 등을 두드려주며 사랑해~~하며 인사했지만 남편은 제 사랑에 늘 배고픈 사람인 것 같아 보였습니다. 내가 애교가 없어서 그런가 싶고, 애교 없는 부인과 사는 남편에게 살짝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제 애교 없음에 대해 대화를 할 때 황형제님께서 남편은 아내의 애교가 필요하다고 모든 것을 주시는 하나님께 구하라는 권면을 하셨을 때 사실 하나님께 구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에이~ 이렇게 기적처럼 남편과 화목해졌는데, 이제 애교까지 부려야 하나?’
제가 겉은 여성스럽게 생겼는데 속은 좀 그렇지 않아서 말입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내 성향 그대로 살면 편하고 좋은데 그걸 바꾸라 하니 좀 거북하고 불편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리한다면 남편이 너무 행복해할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되고 하나님께서 성경에 나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고백을 하셨나 묵상하고 보니 ‘아~ 사랑은 표현이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심을 천연계 속에, 말씀 속에, 찬송 속에, 기도응답 속에, 또는 응답하지 아니하심으로 등등을 통해 나에게 이렇게 많이 표현하시는데 나도 남편에게 기적처럼 새롭게 살아난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표현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결혼생활 20년인데, 젊은 날 불같은 사랑이 아니라도 남편에게 여자로 사랑받고 싶은 부끄러운 마음도 살짝 생겼고, 감사와 존경과 존중, 아이들에게 한 부모이고 동반자라는 의리?의 사랑의 다른 종류이죠. ^^;)

 

오늘 집에 안 들어가고 바로 출장을 간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는 중에 장난기도 발동되고 갑자기 사랑의 말을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아 생전 하지도 않는 나름? 애교 섞인 음성으로
“사랑해~~~ㅇ 여보~~~ㅇ.”이라고 하니 남편은 마치 맹구가 된 양 바보같이 낄낄낄~ 웃으며 너무 좋기도 하고 아내에게서 평소 볼 수 없는 느닷없는 모습에 너무 웃기기도 한지 배꼽 빠지게 웃으며 행복해합니다. 남편의 그런 행복한 모습에 저도 행복해 몇 번을 계속해서
“사랑해~~~ㅇ 여보~~~ㅇ”을 반복했네요.

 

남편은 참 바보 같습니다. 저 같으면 나 같은 아내 진작에 갖다 버렸을 거 같은데, 못난 아내를 남편은 그래도 사랑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세월들, 고통, 아픔 참고 인내하며 버텼지만, 나의 모든 것을 참고 이해하려 애쓰며 남편이 얼마나 외롭게 살았을까요!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서,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해서 또 눈물이 납니다.

 

저도 믿음에서 멀어졌을 때, 성령님께 의지하지 못했을 때, 남편에게 실수할 때가 있고 남편도 가지고 있는 성질 때문에 저를 가끔 너무 가슴 아프게 해 눈물짓게도 하지만, 제게 이제 하나님이 계시니 아무 걱정 없습니다.
이제는 남편을 미워하거나 증오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같은 자도 구원해 주셨거든요.
하나님의 나를 향한 사랑을 알아버렸거든요.
하나님께 나 같은 자가 용서받았거든요.

 

내가 누구를 용서하지 못하며 내가 누구를 사랑하지 못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제게 원수를 사랑하게 하셨습니다. 다른 어떤 기적 부럽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이것이 가장 큰 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저에게 또 어떤 기적을 베푸실지 기대가 되고 소망이 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는 그 사랑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며 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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