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형아의 동생 사랑

형아의 동생 사랑 [부모와 자녀]

– 정은하

 

저의 16살 중3 큰 아들은 10살 자기남자 동생을 참 사랑합니다. 동생이 어리광을 부리며 다리 아파하면 자기도 다리가 아픈데도 형아는 바로 등을 내어줍니다. 저는 제가 지치고 다리 아프면 거의 안 업어주는데 말이죠. ^^; 강하게 키우려고도 하기에…
형아는 특히 동생 자는 모습을 정말 예뻐합니다. 아기처럼 바라보며 쪽쪽! 소리 내어 뽀뽀를 연거푸 해댑니다.
누나처럼 여자 같은 세심함은 부족하고 티격 대기도 하지만, 동생을 사랑하고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볼 때면 엄마인 제 마음이 참 흐뭇하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때로 뭉클하기도 합니다.

저는 큰 아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동생을 사랑하는 것이 더 기쁘고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기 때문이죠. 저보다 더 실천을 잘하는 듯도 합니다. 어떨 때는 엄마인 저보다 막내를 더 사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오늘 새벽잠이 깨어 일어나, 우리 예쁜 아들들이 이불은 잘 덮고 있나~ 덮어주려 살펴보니 매일 늦잠 자던 큰아들이 웬일로 저보다 먼저 일어나 반팔, 반바지 차림이라 서늘할 텐데 이불도 없이 동생 곁에 앉아 있는 것이었어요. 저는 깜짝 놀라
”이 시간에 왜 일어나 앉아있어? 이불이라도 덮고 있지. 추울 텐데~.”
하고 묻자, 빙그레 특유의 순수하고 맑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엄마, 지훈이가 나한테로 굴러오더니 내 베개를 베고 내 자리를 다 차지해버렸어.”
그러고 보니, 정말 막내가 형아 베개를 베고 형아 자리에서 자고 있었고, 동생 이불이 동생 몸 밑에 깔려 있는 것을 보고 잡아 빼서 덮어주면 동생이 깰까 봐 형아가 자기 이불까지 내어주어 동생 추울세라 목까지 고이고이 덮어주느라, 자기는 잠이 다 깨고, 이불이 없으니 춥게 멀뚱멀뚱 앉아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자기 베개, 자기 이불을 덮고 자기 자리를 다 차지해버리고 쌔근쌔근 자고 있는 동생에게 다 내어주고는 한없이 동생을 사랑스레 바라봅니다. 세상 행복한 미소를 띠며 말이지요. ♡
큰 아들의 모습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봅니다. 엄마보다 나은 형아입니다. 😅
저는 아이가 잠이 잠깐 깨더라도 내가 조금이라도 더 자야 하니까 아이를 자기 자리로 스을쩍 밀어 옮기고 깔려 있는 아이 이불을 터프하게 빼서 다시 덮어주고, 얼른 내 이불 덮고 편~히 따뜻~이 드러누워 잤을 텐데 말입니다.
큰 아들보기 참 부끄러웠습니다. 존경의 마음까지 들고요. 제 사랑 없음이 들통난 거 같기도 하네요. 🤭

큰 아들의 동생 사랑의 모습을 바라보며 감동과 감사와 깨달음으로 하루를 기쁘게 시작합니다.
사랑 넘치는 큰아들의 모습과 대비되는 제 사랑 없음을 돌아보며…
이 말씀이 떠오릅니다.
네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이 뺨도 돌려 대며 네 겉옷을 빼앗는 자에게 속옷도 금하지 말라. 무릇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 것을 가져가는 자에게 다시 달라지 말며…
너희 아비의 자비하심같이 너희도 자비하라.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주리라.
너희의 헤아리는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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