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들이라도 일어나서 외친다 [생활간증 1]

[생활간증 1]  돌들이라도 일어나서 외친다

– 허성화

“하나님은 우리를 긍휼히 여기사 복을 주시고 그 얼굴빛으로 우리에게 비취사” (시편 67:1)

 

예전에 기독교 재단에서 유아교육학을 공부할 때 한 목사님이 30~40명의 학생들과 기도원이 필요하다길래 아무 생각 없이 “저희 집에서 하세요.”라며 초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겨울에 성심성의껏 보일러도 최대한 틀어주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보게 되었습니다. 통성기도도 자유롭고 모든 것이 편했는지 굉장히 자주 기도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한 자매와 친밀하게 되면서 철야까지 함께 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굉장히 기분 나쁘고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나빴지만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평상시에 자주 하시던 말씀인데요. “도둑질 한 사람보다 도둑을 맞은 사람이 더 죄가 많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도둑을 맞은 사람은 ‘저 사람이 내 물건을 훔쳐 갔을까? 아니면 이 사람이 훔쳐 갔을까?’하며 모든 사람을 의심하는 죄를 짓게 되지만 도둑질 한 사람은 딱 하나의 죄를 짓게 된다는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에는 무심코 들어 넘기던 말씀이었는데, 비로소 어머니 말씀을 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꼭 제가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런 말을 한 건가? 아니면 저 사람이 그랬나? 저 사람도 아니면 얘가? 얘가?…’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하나씩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 마음 역시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친한 자매에게 내 마음속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자매는 저를 동조해 주는 말을 하는 대신에 뜻밖에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돌들이라도 일어나서 외친다고 했어~.”

 

그제야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한 모든 것들 중에서 돌들이 일어나서라도 외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주님께 바짝 엎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누가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싹 다 접어서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음속에 투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문득문득 날라오는 불화살과 싸우기도 하고 괴롭기도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잘 해주었는데 이게 뭐야?’ 하는 마음도 들긴 했지만, 그 마음조차 주님 앞에 다 내려놓았고 결국 그 모든 시험에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어떤 시험이 있을 때마다 늘 제 옆에서 ‘돌들이 일어나서 외친다’ 성령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거 같았습니다.
긴 세월을 살면서 지금까지도 그 경험은 계속 되어왔습니다.

11시 교회에 와서도 그 경험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날 제가 투명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있을 때면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 돌들이 일어나 외칠 일이 무엇이 있지?’하면서 그 즉시 나의 마음을 주님 앞에 내어놓고 지나갑니다. 물론 마음이 아픕니다. 외롭고 슬프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내 심중을 아시는 주님께 아뢰고 나아갑니다. 지금도 그 말씀이 좌우명처럼 저를 붙들어주고 깨워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뜻하지 않게 돌팔매를 맞을 수 있고 억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억울하고 슬픈 마음을 붙들고 밀실에 들어가기보다는 그 시선을 내게로 돌리면서 돌들이 일어나서 나에게 외치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밀실 대신 기도의 골방으로 들어가 자비로운 주님 앞에서 나 자신을 보노라면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그 환란과 고통을 견디기가 더 쉽고 주님 앞에 나를 일으켜 세우기가 쉽습니다. 제가 씨름하고 경험해 본 결과로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비록 엉망진창으로 지낼 때도 있었고, 주님을 떠나 있을 때도 있었지만 믿음의 형제들과 자매님, 후배들이라 할지라도 이제까지 훈련받으며 지내온 것들로 서로 은혜받고 위로받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만약에 “돌들이 일어나서 외친다고 했어”라고 말했던 자매에게 “어, 욥의 세 친구네. 이게 뭐야!”라고 했더라면 굳게 일어나지 못했을 겁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의심하며 그들보다 더 악한 자로 남게 되었을 겁니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자기 키를 넘는다고 합니다. 남에게 아무것도 아닌 고통일지라도 내게 닥친 고통은 내 키를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이 말이 제게만 좌우명이 될 것이 아니라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다 함께 보호막이 되어주고 주께서 베풀어주는 은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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